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글쓰기 축제, 새얼백일장
새얼문화재단과 인천광역시 교육청이 공동개최하고 있는 새얼백일장은 1986년 제1회 백일장을 인천 송도유원지에서 개최한 이래 어느덧 전국 최대 규모의 순수문예백일장으로 성장했다. 과거 우리 문단에 ‘학원 세대’로 기억되는 문인들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새얼백일장 출신 문인들이 한국 문단을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6년 제1회 새얼백일장 초등3·4학년부에서 시 장원을 수상했던 시인 이용임, 1988년 제3회 대회 출신의 소설가 김금희, 1996년 제11회 백일장 출신의 소설가 안보윤, 1990년 새얼백일장 출신의 아동문학가 구경분, 2000년 제15회 새얼백일장 출신의 시인 유병록과 동화작가 박주혜 등 널리 알려진 유명작가와 시인으로 성장해 우리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39년의 역사 동안 새얼백일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1회부터 4회 백일장까지는 인천 송도유원지에서 진행되었다. 이후 인천광역시 지방공무원 교육원, 인천광역시청 잔디축구장, 문학경기장을 거쳐 2012년(제27회)부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한때 위기도 있었다. 전국 20여 개 대학에서 시행하던 문예특기자 제도가 사라지면서 백일장을 지망하는 중고등학생이 점차 사라지는가 싶더니, 한동안은 봄철 황사를 비롯한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팬데믹 시기에도 새얼백일장은 우편공모제 형태로 전환해 꾸준히 진행되었다. 팬데믹이 풀린 지난해부터 참가자들이 다 같이 운동장에 모여 진행하는 전통적인 백일장 방식으로 전환했다.
과거 백일장은 혹시 있을지 모를 참가자들의 표절 문제만 고민하면 되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글쓰기를 어떻게 걸러낼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새얼문화재단은 ‘글쓰기의 위기’ 앞에서 새얼백일장을 좀 더 열린 백일장, 축제가 되는 글쓰기 행사로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새얼문화재단은 그와 같은 고민 끝에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부를 신설했고, 학부모부를 일반부로 변경해 19세 이상 미등단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으며, 올해부터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그 결과, 어제(2024년 9월 2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인천도원축구장에서 열린 새얼백일장에는 모두 7,475명이 접수했고, 모두 5,203편의 작품이 제출되는 성대한 결과를 맺었다.
놀 사람은 놀고, 읽을 사람은 읽고, 쓸 사람은 써라!
새얼문화재단의 지용택 이사장은 이날 제39회 새얼 백일장의 슬로건을 운동장에 모인 참가자들과 함께 외쳤다. “새얼 백일장은 축제. 놀 사람은 놀고, 읽을 사람은 읽고, 쓸 사람은 써라! 그리고 즐겨라!” 이번 슬로건의 속뜻에 대해 지용택 이사장은 “평소의 일상을 충실히 채워가고, 진지한 자세로 삶을 성찰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진실하게 쓴 글이 곧 나 자신”이라며, “검색(檢索) 대신 사색(思索)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도성훈 교육감은 이날 축사에서 참가자에게 “자신은 물론, 친구의 마음, 가족의 마음, 세상의 마음을 읽고 경험하는 특별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새얼백일장에 참가한 모두가 가장 떨리고, 긴장하는 순간은 제목 발표의 순간일 것이다. 이날 발표된 백일장 제목은 다음과 같다. 초등1·2학년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공룡이 살아있다면’, ‘이다음에 나는’. 초등3·4학년부 ‘빨리빨리’, ‘셀카’, ‘치과’. 초등5·6학년부 ‘문득’, ‘오해’, ‘구급차’. 중학교부 ‘고백’, ‘마음에 없는 말’, ‘국어시간’. 고등학교부 ‘일기에 쓰지 않은 말’, ‘키(key)’, ‘충전’. 일반부 ‘나만의 기념일’. ‘택배 상자’, ‘산책’이었고, 참가자들은 원고지에 일상에서 체득한 자신들만의 꿈과 감성을 펼쳤다.
이번 제39회 새얼백일장에는 도성훈 교육감을 비롯한 인천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심현보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최철호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춘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임용렬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한기선 강화교육지원청 교육장, 임병구 ㈔인천교육연수원 이사장이 참가자들을 격려해 주었다. 이외에도 지역을 위해 일하는 윤상현 국회의원, 박찬대 국회의원, 맹선규 국회의원, 정일영 국회의원, 박선원 국회의원, 모경종 국회의원, 이훈기 국회의원, 노종면 국회의원, 안길원 무영건축 회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대한민국 대표 문인들의 엄정한 심사
이번 백일장 심사는 장정희(소설가), 이수경(소설가), 부희령(소설가), 신지명(아동문학가)를 비롯해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이성률(아동문학가), 박숙경(아동문학평론가), 최나미(동화작가), 선안나(동화작가), 정승렬(시인), 조우성(시인), 김영승(시인), 이문재(시인), 장석남(시인), 이원규(소설가), 양진채(소설가), 안보윤(소설가) 등 총 43명의 자타가 공인하는 문단 최고의 권위 있는 작가, 시인, 비평가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했다. 모든 작품은 참가자의 인적사항이 적힌 표지가 제거된 채 심사위원에게 전달되어 지역 및 연고와 관계없이 철저하게 작품만으로 수상이 결정된다.
새얼백일장은 지난 1986년 5월 31일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래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순수문예백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