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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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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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15:02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이번에 1달동안 무인도에서 휴가를 보낼 때 가져갈 3가지를 생각해오라는 숙제를 받아왔다. 일단 뭐라도 잡아먹어야 하니 낚시도구, 잠잘 곳이라도 있으려면 공구상자, 그리고 마지막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 좋겠지.......그냥 책은 휘리릭 빨리 넘어가니까 재미있으면서도 두께가 있고 읽고 또 읽을 수 있는 책이 좋겠다. 그럼 어떤 책을 가져갈까?


나라면 역시 이 책을 챙겨야겠다. 그야말로 반려책.


학창시절, 교과서에 제목이 언급되는 책 찾아읽는 것이 취미였다. 그중 한권이 종의 기원이었다. 그렇게 중학생 때 다윈의 종의기원을 만나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있게, 라기보다는 이해가 갈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던 거지만. 그 때의 독서경험을 다시 깨워준 책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다. 종의기원이 원숭이가 진화해서 사람이 된다 수준의 비과학적 세상에서 날 구원해주었다면, 이기적 유전자는 핀치와 겸형 적혈구성 빈혈의 미시적 세계에서 사람과 사람, 삶의 차원으로 넘어갈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20대 중반, 세상에 대한 불신과 대책없는 낙관 사이에서 위태위태한 줄타기를 하던 시절 이 책은 세상을 보는 틀을 바꿔주었다. 남 챙기며 내 잇속 못차리는 게 바보같다고, 이제 이기적으로 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기적과 이타적이라는 말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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