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았다. 내가 살았다. 그런데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과거는 꿈이 아니다. 나의 미래는 나.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모르겠다는 말은 지겹다. 이런 편지를 왜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는 말은 정말 그만하자.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지금과 같은 나를 상상한 적도 없다. 과거가 아깝다. 살아갈 날보다 내가 분명히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 아까워. 겨우 이렇게 되려고 그렇게.
아무도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자칫하면 나조차 될 수 없다.
미래의 내가 이 편지를 아주 우습게 여기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어 서러울 때
나로 살아간다는 게 버겁다고 느껴질 때
주인공 태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위로와 힘을 얻게 될 거예요.
삶의 허무는 사라지지 않아요,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고 가치를 찾아내는 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모든 '나'들에게 주어진 가장 위대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