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사춘기 터널을 통과중인 너와 사이가 조금 서먹해진지 1년 쯤 되어가는구나. 부딪히지 않으려 서로를 피하다보니 대화도 잘 하지 않게 되네.
얼마전 인천교육청에서 한 자녀독서교육 강좌를 들었어. 네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이었단다. 강좌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강사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빌려다 네 방에 가져다 놓았어.
너는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만족스러워 했고, 내게 다른 책도 추천해달라고 했어. 책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텄고, 네가 재미있어 할만한 책을 찾는 것이 요즘 나의 일상이란다. 책을 빌려주거나 추천에 그치지 않고, 먼저 읽거나 같이 읽으며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타고, '소년이 온다'를 읽고 싶다고 했어. 화제가 되는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리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어. 눈빛은 약간 실망한 듯 했지만 이내 어쩔 수 없지하며 돌아서는 네 모습이 마음에 많이 남았어. 우연히 읽걷쓰에서 편지를 쓰면 책을 보내준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어. 이 글을 쓰는 지금 엄마는 김칫국을 한 사발이나 마셨단다. 책을 받아들고 기쁠 네 얼굴이 벌써 그려지는구나.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이야기란다. 학교에서도 우리나라 역사를 배운터라 지금 읽으면 좋을 책일 것 같구나. 아픈 역사를 읽는 건 다시는 그것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란다. 엄마도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했어. 함께 읽고 또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엄마가 많이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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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소년이 온다
작가: 한강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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