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눈을 떠서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한다.
피곤한 얼굴을 세수로 씻어내고, 피곤한 눈을 위해 영양제를 먹는다.
그리고 집에서부터 편도 2시간 거리에 있는 일터로 향한다.
나만큼 피곤하고 지친 사람들이 가득한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한다.
몇 다시 몇 칸에서 내려야 조금 더 빠르게 환승할 수 있는지 빠삭하다.
혹여 자리에 앉을 수 있다면 그날 하루의 운은 참 좋다고 생각한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점심을 먹고, 또 오전만큼 정신없는 오후를 보낸다.
한시바삐 집에 가고 싶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퇴근길은 출근길보다 한층 더 험난하다.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 안에서 나는 여유로움이 넘치던 내 친구의 나라인 이탈리아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린다.
평온한 분위기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서로를 다 아는 작고 소담한 그곳에서 쌓은 추억들로 오늘을 견딘다.
지금 이 시간이면 아란치니와 화덕 피자로 저녁을 먹고 있겠구나.
옛 성당을 개조한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댄스를 배우고 있겠구나.
알아듣지 못하는 이탈리아어로 가득했던 그날 저녁의 공기와 그들의 커다란 제스처가 그립다.
그들과 좀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자 야심차게 시작했던 이탈리아어 공부는 바쁜 일상에 밀려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그래도 나는 내 친구들에게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를 한다.
8시간의 시차 때문에 그들은 내가 퇴근할 때쯤 하루를 시작한다.
Ciao, Buongiorno! Mi amico del cuore! (챠오, 본조르노! 미 아미코 델 쿠오레!)
나의 친구들에게서 어떤 답변이 올까?
이탈리아 친구들을 더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유명한 알베르토 몬디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사생활을 통해 이탈리아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다음에 만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쌓을 수 있는 추억이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책 : 이탈리아의 사생활 (알베르토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열 가지 무늬)
저자 : 알베르토 몬디, 이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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